얼마 전, 충무로에 위치한 서울 영상미디어센터에서 내러티브-촬영 관련 수업을 들었습니다. 오늘은 선생님께 제출했던 숙제를 한 번 올려볼까 합니다. 숙제는 촬영의 관점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거나 인상적인 장면을 분석해보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분석하려던 장면은 TV에서 이동진 평론가가 짧게 분석을 한 바 있는 장면이고, 숙제 내용에도 이동진 평론가의 설명이 많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C.U 한껏 상기된 여자의 얼굴, 올라가자고 말하는 여자. 여전히 도취되어 있는 여자의 얼굴을 보여준다. 반면에 상현은 뒷모습만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은 그의 감정을 파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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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풀샷. 부감샷(high angle). 상현이 여자를 안고 뛰어 내린다. 부감을 통해 높이의 감각이 안느껴진다, 벽(선)을 넘어서는 느낌을 준다.
금기를 넘어 타락으로 이어지는 영화의 주제의식이 함축되어 한 컷에 나타난다.

Medium shot. 떨어지는 모습을 객관적으로 측면이나 L.S로 잡음으로써 떨어지는 모습에 집중하기보다는, 여자의 감정,표정에 집중. 욕망에서 비롯된 추락과 몰락이라는 주제의식을 함축한다. 보통 사극 드라마나 무협영화에서 나타나는 익숙한 움직임(지붕위를 날아다니는)과 상황은 유사하지만 전혀 다르게 표현한 장면이다.

2S, full shot, 건물의 밑에 떨어진 현재의 배경을 제시한다. 극단적으로 여자의 감정을 보여줬던 이전 컷에 비해 객관적으로 느껴진다.
샷의 크기 변화가 큼으로써 긴장이 급격히 이완된다.


2S, Full shot, 다시객관적인 배경 제시. 올려다보는 상현.(시각 벡터의 이동), 한껏 상기된 여자의 얼굴(이전 컷)에 비해 차분하고 객관적으로 사고하는듯한 상현의 모습은 큰 감정의 격차를 유발하고, 발생하는 감정의 공백은 유머러스한 느낌을 준다.

2S, Full shot차분히 계단을 걸어올라오는 상현과 여자. 유리벽, 계단과 같은 배경정보 제공한다. 장소의 특성이 반영되는 high angle shot이다.

C.U 치마를 걷어올려 여성의 상처를 확인하는 상현. 상처라는 정보를 명확히 제시한다. (복선) 상처는 상현이 여자의 남편(신하균)을 죽이는 계기가 되므로, 강조하여 제시되었다.

다시 L.S Full shot. 객관적인 이미지를 전달한다.

C.U, 정면샷 동정과 연민을 호소하는 여자의 눈빛이 직접적으로 표현된다.

M.S. 끌어안은 채 올라가는 여자, 상현의 어깨를 꽉 쥐는 손을 통해 여자의 감정을 표현. (올가미의 느낌), 상현은 시종일관 옆모습만 노출된다. 영화의 주인공인 그의 표정을 우리는 두개의 씬이 전개되는 동안 잘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E.L.S 천천히 올라가는 상현과 여자. 다시 천천히 옥상을 통해 올라가는 두 사람을 보여줌으로써, 이전의 빠른 추락(몰락)과 상반되는 더디고 어려운 상승(올라가기)가 표현되었다. 전 컷과 극단적인 사이즈 변화가 이루어지면서 감정의 공백이 나타나고, 유머를 생산하며, sequence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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